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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발언자료

민생당 당대표, 원내대표의 주요 회의 발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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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차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발언
(2020.7.8.(수)/10:00) 중앙당사 7층 대회의실
 
 
▣ 이수봉 비상대책위원장
 
지금 우리는 엄청난 좌절 속에서 당을 새롭게 재건하고 있다. 한국의 현대 정치사에서 새로운 정치세력들의 좌절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닙니다만 지금 제3정치 세력들의 좌절은 그 유래를 찾기 어렵다. 많은 동지들이 실망해서 당을 떠나고 있다. 국민들도 이제 ‘제3지대 정치는 끝났다. 양당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라고 체념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은 그동안 8년 동안에 걸친 새정치의 실험이 완벽한 실패로 결론 났기 때문이다. 2019년 지방선거의 괴멸적 타격과 2020년 총선의 완전 패배는 어떻게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도 어려운 지경으로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1990년대 말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소련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당시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성장하고 있던 운동권세력들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분화되고 기존 양당정치 세력에 흡수되었다. 이것은 지금 제3정치 세력 새정치 세력들이 현실정치에서 좌절하고 양당체제로 흡수되어가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그런데 어쩌면 90년도의 몰락보다 더 심각한 점이 있다. 95년 당시 운동권세력의 몰락은 이념적 측면에서의 붕괴라는 점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 제3정치 세력의 몰락은 사람에 대한 실망이라는 점에서 더 어려운 조건이다. 이념은 생각을 고쳐먹으면 되지만 사람에 대한 실망은 훨씬 더 회복하기 어려운 법이다.
 
제가 민생당의 회복이 더 어렵다는 것은 바로 제3정치의 전망을 세우는 것과 동시에 사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동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신뢰란 험난한 길을 가는 동지들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민생당 혁신의 핵심문제는 혁신의 대상과 함께 혁신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혁신의 대상에는 우리 스스로의 사고방식 그 자체도 포함된다.
 
민생당이 어려워진 이유는 노선에 대한 토론이 아니라 당권을 둘러싼 내부갈등 때문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갈등이 내재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갈등을 당권투쟁이 아니라 전망을 둘러싼 생산적 갈등으로 변화시켜내어야 한다. 한쪽이 한쪽을 죽이면 민생당이 회생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바로 그런 유혹이 민생당을 죽였다.
 
우리가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던 국민의당 총선 승리 시기 즉 26.74%를 받고 30석이 넘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던 바로 그때 당내 리베이트 건 폭로 사건은 치명적 상처를 주고 당이 무너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허망하게도 그 폭로는 아무 근거가 없는 것이었고 무혐의로 끝났다. 이런 짓을 벌인 사람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지금도 활동을 하고 있지만 당만 망했다. 왜 그런 짓을 벌였는가? 자신의 속마음 즉 예컨대 보수통합노선은 감추어둔 채 당권을 잡아서 팔아넘기려 하는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결국 실패였다. 그런 의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은 음모나 공작으로 일어설 수도 없고 장악될 수도 없다. 지금 당을 흔들고 있는 온갖 의혹이나 음해성 마타도어들이 겨냥하고 있는 것은 당권 장악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정치판에서 권력투쟁은 일상사이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제가 관심있는 것은 당권을 장악해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가이다.
 
제가 알기로는 당의 진정한 혁신에는 아무 관심이 없고 당의 재산에만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기껏해야 누구 유명인 금태섭 등을 불러와서 대표를 시키자는 등의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 당이 망한 이유 중 하나가 셀럽정치에 의존한 것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가? 셀럽으로 치면 안철수만 한 사람이 있었는가?
 
민생을 열심히 챙기고 봉사활동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것으로 제3당이 살아날 수 있고 존재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가? 문제는 ‘어떤 민생인가?’가 아니겠는가. 또 당권을 잡아서 어디 힘 있는 당에 붙어먹으려고 한다는 소문도 있다.
 
저는 이제 이런 소모적 당권투쟁을 종식 시키자고 말씀드린다. 제기된 모든 의혹들이나 문제들은 이미 선관위 등에 제기되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씀드린다. 그 결과에 따라서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무고한 사람은 응당한 책임을 지면 된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어떤 비전과 전망을 가지고 당원들의 힘을 모아 낼 것인가이지, 유치한 폭로와 음모로 당권투쟁에 골몰하는 낡은 행태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다.
 
저는 분명히 말씀드린다. 한국을 둘러싼 세계정세와 지금 양당 정치의 난맥상을 볼 때 반드시 새로운 정치적 기회는 올 것이다.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대안을 준비하고 당원들과 국민들이 함께 공유하기 위한 실천을 조직하는 일입니다. 미래혁신위원회는 신속하게 대안적 담론을 제출하고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주체들, 새로운 세대들과 결합해야 한다. 부동산문제, 옵티머스 금융비리 등 기존 양당정치 세력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우리가 이런 문제에 근본적 대안을 세우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그리고 그 대안을 국민들에게 설파하고 공유할 캠페인을 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 이런 사업들을 못 할 이유가 있는가? 우리에게 돈이 없는가? 당원이 없는가? 유일한 이유는 바로 우리 자신들에게 있다. 계속된 패배로 무력감이 몸에 배어있다. 계속된 저급한 당권투쟁으로 지쳐버렸다. 시대정신에 따른 정책에 대한 확신 대신 권력을 먹기 위한 처신으로 일관하면서 서로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이제 모든 행위들에 대해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우리가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비대위도 최선을 다하고 미래혁신위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를 혁신의 대상으로 삼고 치열하게 칼을 갈겠다. 감사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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